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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무루이, Rain, 커미션

LN 2016. 3. 27. 23:51

 

다무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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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

For. Reiga

 

 

 

 

 

 

 

부슬부슬, 우는 것처럼 비가 내렸다.

검사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뭐가 그렇게 불만이냐는 듯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이 극비리에 이루어지던 조사를 알아낸 건지, 혹시 어트랙티브의 능력이라도 빌린 것인지 묻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기분이 나쁜 이유는 그것뿐만이 아니었지만.

 

"그런 표정 하지 마세요. 어차피 나중에는 다들 알게 될 것이었을 테니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이르지 않나."

"왜요, 아까워서 그래요?"

"...."

 

아깝다, .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 회사 측에서 독점하고 어쩌면 유리한 조커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이번 건을 연합에까지 공유해야 한다는 건 회사의 입장에서는 아주 아깝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꼬리를 밟힌 자에게 상층부에서 페널티를 줄지도 모른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그 꼬리가 긴 사람이 저라서 이번에는 이 정도로 조치된 것이겠지. 검사는 한숨을 푹 쉬었다.

비 때문에 공기가 차가웠다. 바람이 조금이라도 일어날라치면 서늘한 기운이 옷깃 사이로 스미는 듯했다. 비 냄새, 수증기 냄새 같은 것이 났다. 아마도 안에서 무언가 덜 정지된 장치가 돌고 있으리라. 아직 거기까지는 알아내지 못해 그런 추측을 할 뿐이었다.

이곳은 도시 외진 곳에 입구마저 꽁꽁 숨겨져 있던, 안타리우스의 버려진 실험동, 이라고 회사가 일단 정의내린 장소였다.

 

"홀든 씨는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쓰실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

"아니면 제가 불편하신 건가?"

"이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아니면 둘 다라든가."

"... 루이스, 말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군."

 

잿빛 후드를 푹 눌러쓴 결정사는 픽 웃었다.

 

"당신이 너무 말수가 적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뿐이에요. 그리고 우선,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해도 당장 함께 여길 조사해야 하는데 조금 친해져 둬도 나쁠 건 없잖아요."

 

검사는, 기억 속의 결정사가 그런 인물이었는지 희미하게 찰랑이는 수면 아래를 더듬었다. 어린 결정사와 있을 때도, 아이와 있을 때도 이렇게 길게 말하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발끝에 캉, 하고 무언가 걸렸다. 검사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았다. 굳게 잠긴 철문이 있었다. 문에는 다 바래고 벗겨진 페인트로 위험 주의 문구가 적힌 채였다. 하마터면 부딪칠 뻔 했다. 검사는 저도 모르게 뒤를 휙 돌아보았다. 뒤에서 자박자박 따라오던 결정사가 또 예의 그 웃음을 짓고 있었다.

지하에 꽤 넓게 분포된 이 시설은 입구를 찾는 것부터 어려웠다. 그야말로 우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계기로 발견해, 이렇게 안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최초 발견자란 이유로 시설 조사의 총 책임을 맡게 되었지만 다른 업무도 많아 조사는 언제나 자정을 넘긴 새벽에야 할 수 있었다. 마치 도둑질이라도 하는 양 새벽마다 몰래 이곳을 드나들었으니, 결정사의 말대로 언젠가는 들킬 일이었음도 분명했다. 대체 언제 이곳에 드나드는 모습을 보았는지는 아직도 묻고 싶지만, 왜인지 물을 수가 없었다. 검사는 그저 또 입을 다물었다. 그것은 그가 가장 잘 하는 것 중 하나였다. 그리고 결정사의 시선을 피하면 완벽했다.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눈길을 피하게 되는지는, 검사는 아직 몰랐다.

이곳에 있는 건 어차피 전부 중요한 증거 자료이니 훼손하는 건 좋지 않겠지. 검사는 문을 베어버릴까 싶다가도 생각을 고쳐먹었다. 우선은 잠기지 않은 다른 문을 찾는 게 먼저였다. 비록 이 문 너머에 회사가 그토록 목말라하던 중요한 일급비밀 정보가 들어 있다고 해도.

검사는 미련 없이 걸음을 돌렸다. 결정사는 또 군말 없이 뒤를 졸졸 따라왔다.

 

"... 굳이 날 따라다닐 필요는 없다."

"아니, 그래도요, 우린 서로의 감시역이기도 하잖아요? 뭔가 찾으면 가까이 있는 편이 전달하기에도 좋을 거고."

"너도 무언가 감이 오는 게 있을 것 아닌가. 너 좋을대로 찾아보도록."

"으음... 그래요, 그럼 각자 찾아보고 알아낸 걸 나누죠."

 

결정사는 여태 붙어다닌 것치고는 꽤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돌아서는 순간 검사는 보았다. 순한 강아지처럼 저에게 와 닿던 눈이 일순 잘 벼려진 날처럼 변하는 것을. 그리고 검사는 어렴풋이 머릿속을 스쳐가는 썩 좋지 못한 기분의 정체를 깨달았으나, 그가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는 바람에 그것은 금방 바람이 빠지듯 사라져버렸다.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어딘가에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둔하게 울렸다.

검사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

 

사흘 전처럼 비가 내렸다.

이런 날에는 따뜻한 카페라도 가서 밀크티를 한 잔 마시면 딱인데. 물론 상대는 그 사람이었으면 했다.

결정사는 기분이 좋았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비가 내려도 이렇게 들뜰 수가 있을까. 왜인지는 알고 있었다. 서로 이 시설의 조사 말고도 할 일이 많았다. 매일같이 밤마다 만날 수는 없었고, 그럴 수 있다고 해도 그러기가 뭐했다.

 

"오셨어요?"

"보고서는 받았다."

"저도 받았어요. 비슷한 내용이더군요."

"아직까지는 그럴 수밖에 없겠지. 중요한 내용은 잠긴 문을 열면 더 나올 테니."

"잠금장치, 아마도 이미 고장나버린 게 아닐까요? 우리만으로는 못 열 것 같은데."

"시설에 대한 것은 극소수만 알고 있다. 더 새어나가게 할 수는 없어."

 

검사가 하는 말은 지극히 논리적이고, 지극히 상식선에서 맞는 말이고, 아주 차분해 오히려 결정사는 들뜬 기분임에도 납득할 수 있었다. 정적에 가까운 목소리가 아무도 없는 버려진 방 안을 가만히 울렸다. 보다 많은 정보, 이렇게 뻔한 것 말고 더 중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출입금지라고 적힌 문을 열어야 하는 것이 당연했다. 희미한 전등빛만이 흐르는 이곳은 어쩐지 서늘하고, 많은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 같고, 그리고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을 것처럼 고요했다. 결정사는 지난 조사 때 제 집처럼 들쑤셨던 곳들을 휙 둘러보았다.

 

"첫 번째 왔을 때 이미 방 안의 것들은 거의 다 살펴봤어요. 남은 건 문을 여는 방법, 그리고 다른 숨겨진 방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뿐이군요."

"숨겨진 방의 유무를 찾는 게 먼저겠군."

"홀든 씨는 이쪽, 저는 저쪽부터 찾아보죠."

 

그러나 일은 일, 공과 사도 구분하지 못하는 어렸을 적은 이미 지났다. 오히려 구분하지 못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것이 그 결정사였다. 공성전에라도 임할 때의 표정을 단단히 얼굴에 두르고, 결정사는 다른쪽 방으로 들어갔다. 왔다 간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방 안에 들어서자 먼지가 떠올랐다. 손에서 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그는 책장의 책을 모조리 빼 보거나, 책상 위의 것들을 들어 보거나 했다. 그래도 숨겨진 문 같은 것은 나오지 않았고, 그리고, 한숨을 쉬며 빈 벽에 기댄 순간,

덜컹,

벽 일부가 들어가며 그것이 마치 문처럼 열렸다. 등으로 밀어버려 결정사는 본의 아니게 그 내부로 몸을 디민 셈이 되었다. 그는 무엇인지도 모르는 곳에 들어가 낭패라는 생각보다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안도감에 빠졌다.

확실히 그것은 무언가 확실한 용도를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안쪽 벽에 숫자가 적힌 버튼이 1부터 5까지 있었고, 마치,

 

".. 엘리베이터?"

 

열림과 닫힘 버튼마저 있어 결정사는 아주 큰 추측에 확신을 실었다.

이곳은 시설의 1층에 불과하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 많은 귀중한 정보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가는 수단은 이 엘리베이터가 거의 유일하다고 봐도 좋을 것 같았다. 결정사는 순식간에 거기까지 생각한 뒤 이것을 검사에게 알리기 위해 한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그가 간과하고 만 것은 이것에 대한 정보가 그에게는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덜컹,

채 결정사의 몸이 그 좁은 공간을 빠져나가기도 전에 벽은 닫혔다.

 

".... , 이런."

 

두드린다고 밖까지 소리가 들릴까. 결정사는 확신할 수 없었다. 방금 전까지 환하게 불이 들어와 있던 엘리베이터 내부는 한 번 흔들리면서 깜깜해졌고, 1 버튼에 들어와 있던 불빛도 꺼졌다. 거기에 남은 것은 엘리베이터의 문을 섣불리 부술 수도, 그렇다고 저절로 열릴 때까지 한가하게 기다릴 수도 없는 결정사 한 명뿐이었다. 그는 주먹을 쥐고 방금까지 문이었던 벽 부분을 가볍게 두들겨 보았다. 벽은 비어 있는지 통통 울리는 소리가 났지만 그걸로 열리지는 않았다.

 

", 통신기."

 

결정사는 주머니를 뒤적여 통신기를 꺼냈다. 수신 전파는 총 네 칸 중에 단 한 칸이 깜빡이고 있었다. 그래도 아예 권외인 것보다는 낫지. 한 칸이라도 남아 있는 수신 전파가 제발 그 남자에게 닿기를 요 근래 들어 가장 강하게 바라며, 그는 통신을 시도했다.

이 바로 위는 비어있는 걸까, 톡톡 하고 빗방울 듣는 소리가 났다.

결정사는 왜인지 기분이 좋았다.

 

*

 

치직, 작은 소리가 났다. 어디선가 작동하고 있는 기계가 있나.

순간적으로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본 검사는 한 박자 늦게서야 주머니 안의 통신기를 떠올렸다. 수신 전파는 한 칸밖에 잡히지 않은 채였다. 그러나 누군가에게서 통신이 오고 있었고, 그는 우선 그것을 수신했다.

 

홀든... ... ?

 

잡음이 심했다. 무슨 말인지 거의 알아들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 목소리만은 분명하게 알아챘다. 심한 잡음 사이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결정사의 것임이 틀림없었다. 검사는 다른 누구도 아닌 그라는 사실에 안도했고, 어차피 현재 조사 단계에서의 이곳은 갈 수 있는 방이 한정되어 있어 좁을 텐데 뭐 하러 잘 되지도 않는 통신을 거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띄웠다. 이쪽이 이런 상태이니 여기서 말한다고 해도 그에게 제대로 전달되지는 않겠지. 그렇다면 그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게 더 빠를 것이었다. 검사는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뒤 걸음을 천천히 옮겼다. 그가 움직인 자리에는 오래된 먼지가 고요히 나풀거렸다.

 

.. , ... 어요..

 

결정사는 저와 반대쪽으로 가기로 했었는데, 그가 향한 곳에는 방 한 칸밖에 없었다. 그가 이것저것 뒤져 보았는지 물건들이 조금씩 움직인 흔적이 있었을 뿐, 결정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검사는 그 자리에 멈춰섰다. 통신기에서는 계속 잡음이 새어나오는 중이었다.

 

"루이스, 어디 있나."

 

,

벽 안에서 두드린 것처럼 둔하고 작은 울림이 들렸다. 무언가 깨달은 듯, 그는 바닥을 바라보았다. 먼지로 뒤덮인 바닥에는 발자국이 나 있었다. 저보다 약간 작은 발자국은 빈 벽 앞에서 끊긴 채였다. 퉁퉁, 하고 노크하는 양 작은 소리가 다시 들린 것도 그 즈음이었다. 검사는 저도 모르게 벽에 손을 가만히 올려 보았다.

 

"루이스?"

", 홀든 씨. 용케 아셨네요. 저 여기 갇혔는데 어떻게 나가는지 좀 찾아봐주시지 않을래요?"

"너 어디에 있는 거지?"

"어디긴요, 벽 안이죠. 이거 숨겨진 엘리베이터 같아요. 여긴 1층이고 5층까지 있는 모양이에요. 작동을 안 해서 내려가보지는 못했지만."

 

아쉽네요, 하고 태연하게 웃는 목소리가 나지막히 들렸다. 갇힌 상태에서 나올 수는 있을지 혹시 엘리베이터가 떨어지지는 않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걱정도 되지 않는 걸까, 결정사는 여유로워 보였다. 그의 목소리로 그럴 것 같다고 추측할 뿐이었지만, 검사는 한숨을 작게 쉬었다.

 

"알았다. 문을 여는 방법을 찾아보지."

"저 버리고 가시면 안 돼요."

"걱정하지 마라."

"저도 제가 뭘 눌러서 문이 열렸는지 모르겠거든요... 숨겨진 방이 있는지 생각하느라 그만."

 

그렇다는 건 대충 벽 근처에 스위치가 있으리라 생각해도 될 것 같았다. 검사는 주변에 스위치일 것 같은 것들을 살펴보았지만, 드문드문 먼지가 벗겨진 것들은 죄다 그저 물건들일 뿐이었다. 5분쯤 더 뒤져보던 그는 한숨을 좀전보다 푹 쉬고는 결정사가 문이라고 했던 그 벽에 기대어 앉았다.

빗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벽 너머에 정말로 그가 있기는 한 걸까, 사실은 다른 곳인데 저를 놀리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문득 들었다. 검사는 천천히 등에 닿은 벽을 쓸어보았다. 가칠한 감촉만이 손끝에서 전해져 왔다. 톡톡, 땅 밑이어도 어딘가 빈 공간이 있는지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기묘했다. 그 소리가 적막한 내부를 몇 번이고 돌아, 점점 흐려져갔다. 전등이 깜빡거리는 방 안은 눈이 아프도록 어두웠다.

 

"홀든 씨."

"이름."

"?"

"성 말고 이름으로 부르도록."

", 그럼 다이무스 씨."

"그래."

"저 사실, 이 임무 맡게 돼서 좋았어요. 지금도 그렇고."

"갇혀 있는데 뭐가 좋다는 거지?"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전 그냥 다이무스 씨랑, ... ."

 

결정사는 갑작스레 말을 아꼈다. 제가 익히 알아왔던 그의 모습이 된 것만 같았다. 검사는 생각했다. 낯설어. 그는 좀더 재잘거리는 게 어울리는데.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얼마 전까지는 반대로 생각하지 않았나?

, 무언가 이상하다. 지금 이 상황, 서로 말을 섞는 순간, 단 둘뿐, 그 모든 것들이 본래와는 다르다. 어쩐지,

 

"... 루이스."

".... ."

"나쁘지 않았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 정말요?"

"이런 것으로 거짓말하지는 않는다."

"... 다행이네요. 전 다이무스 씨가 절 싫어하시는 줄 알았어요. 하긴, 적대세력이니 싫어하는 게 당연한가."

"무슨 말이지?"

"그대로예요. 다이무스 씨한테 미움받을까봐 걱정했다는 말이에요."

"... 루이스, 네 말은 마치, ..."

 

검사는 갑작스레 말을 아꼈다. 전등이 또 깜빡거렸다.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쳐간다. 구름이 끼고, 비가 내릴 것만 같다. 어쩌면 천둥이 칠지도 모르겠다. 불안한 바람이 부는 듯도 했다. 3차 조사 때에는 엘리베이터를 작동시킬 방법을 찾아봐야겠군, 5층 정도까지 내려가면 뭐라도 나오겠지. 검사는 생각했다. 그리고 몸을 돌려 벽을 바라보았다. 일어나기 위해 발을 디딘 순간 발밑이 조금 내려가는 것 같았다. 몸을 일으키는 그의 앞에는 분명 굳게 닫혔던 벽이 열리고, 그 너머에.

쿠웅,

머리 위에서 큰 소리가 둔하게 울렸다. 빗방울 듣는 소리가 잦아졌다. , 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결정사는 검사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검사는 손을 내밀었다.

 

"비가 오나 보군."

"천둥도 치고요."

"돌아가는 길이 성가시겠어."

"뭐 어때요."

 

결정사는 굳은살이 박인 단단한 손을, 결정이 맺힌 손으로 마주잡았다.

불온한 기계 소리가 빗소리에 섞여들었으나, 아직은 알 길이 없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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